20만대 수출하던 한국GM, 유럽 수출 급제동

입력 2017-03-03 18:03  

GM, 다음주 푸조시트로엥에 유럽사업부 매각

푸조시트로엥의 야심
겹치는 차종, 부품 공동구매 등 대량생산으로 비용절감 노려

갈수록 유럽판매 줄어드는데
한국GM, 스파크·트랙스 '불똥'…가성비 앞세운 현대·기아차도 타격



[ 강현우 기자 ] 제너럴모터스(GM)가 푸조시트로엥(PSA)에 유럽사업부 매각을 추진하면서 연간 20만대를 유럽에 수출하는 한국GM에 비상이 걸렸다. PSA는 이번 인수를 통한 비용 절감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후발주자를 견제한다는 전략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무기로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국GM 수출 급감 우려

3일 외신에 따르면 GM과 PSA는 오펠(유럽·북아프리카)과 복스홀(영국) 등 GM의 유럽사업부를 20억유로(약 2조43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내주 초 체결할 예정이다. PSA는 GM의 전기차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받고, 최소 2020년까지 오펠(복스홀 포함)의 고용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알려졌다.

PSA의 이번 인수는 비슷한 차급의 자동차 간 플랫폼(기본 골격) 공유, 부품 공동 구매 등을 통해 대량 생산 체제를 확보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PSA는 장기적으로 인수 가격인 20억유로 규모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GM이 오펠을 매각하면 유럽에 상당한 물량을 수출하는 한국GM에 큰 타격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GM은 경차 스파크를 오펠 칼(복스홀 비바)이라는 이름으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를 오펠·복스홀 모카라는 이름으로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칼(비바 포함)은 유럽에서 5만7458대 팔렸다. 전부 한국GM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이다. 모카는 16만340대 판매됐다. 모카는 대부분을 한국GM 부평공장에서 생산·수출하며 일부는 한국GM이 반조립제품(CKD) 방식으로 오펠의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에 납품한다.

한국GM은 중형 SUV인 오펠 안타라 등을 포함해 연간 총 20만대 이상을 유럽에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한국GM 수출(41만대)의 절반이다. GM 유럽사업부가 PSA로 넘어가면 이 수출 물량이 중장기적으로 끊길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GM과 PSA 간 계약의 주된 목적이 비용 절감에 있는 만큼 경차와 소형 SUV의 생산기지가 PSA 공장으로 단일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아직 유럽사업부 매각이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은 이미 GM이 쉐보레 브랜드를 2013년부터 순차적으로 철수시키면서 수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연간 완성차 수출은 2013년 62만대에서 지난해 41만대로, CKD 수출은 같은 기간 118만대에서 66만대로 줄었다.

수출이 급감하면서 한국GM의 연간 완성차 생산량도 2013년 78만대에서 지난해 57만대로 줄었다. 생산량 감소로 한국GM은 2014년 1192억원, 2015년 7048억원 등 2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유럽 시장 경쟁 더 치열해져”

PSA가 오펠을 인수하면 폭스바겐에 이어 유럽 2위 업체로 올라선다. 지난해 유럽 시장 판매량은 폭스바겐 349만대, 르노 149만대, PSA 144만대, 포드 102만대, BMW 98만대, 오펠 97만대였다. PSA와 오펠을 합하면 242만대가 된다.

PSA는 2015년까지만 해도 유럽 2위였다. 하지만 프랑스 노동개혁 지연 등의 여파로 고유의 강점인 가성비를 잃으면서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내려가는 추세다. 오펠 역시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브랜드였지만 가성비가 더 좋은 현대·기아차에 시장을 뺏겨 왔다.

크리스토프 스투어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가 그동안 가성비와 디자인이 뛰어난 차량으로 점유율을 높여 왔지만 PSA가 생산량을 늘려 비용을 줄이는 데 성공하면 경쟁이 훨씬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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